말(馬)과 함께/승마(乘馬)

굴욕적인 하루

YOLO족 2013. 3. 24. 00:04

 

오늘 이 굴욕적이고 허탈한 기분을 표현하기 위해 뭐라고 어디서 부터 포스팅 글귀를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다.

 

차라리 말타기를 배운지 한두달, 일이년째라면 경륜이 짧아서 그랬다고 변명이나 통할것을...

 

일단, 내가 크게 착각한 점은,

오늘은 사설 승마장에서 회원들이 타기 좋게 준비된 말을 타는 날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시험용 말이었다.

그것도 다른 시험도 아닌 말을 조련시키는 "말조련사" 자격증 시험용 말이었다.

  

 

아니면, 독일이나 유럽에서 어릴 때부터 승용마로 훈련받아서

너무 우수하고 능력있는 말이어서, 섬세하고 요령있게 기승했었어야 하는데

일반 승마장의 막 타는 말처럼, 내 멋데로 막 타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몇천만원, 몇억원짜리 수준급 말을 몇백만원 짜리 X말 타듯이 기승해 버렸으니

그 말이 나와 호흡을 잘 맞추어 주었겠는가? 

 

어쨋든, 

마장마술 D-클래스 정도의 난이도라서 평상시에 즐겨 기승하던 말이었으면

누구나 무난히 예쁜 도형을 그려 낼수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게 나의 잘못...

난생 처음 기승하는 말로 마장마술 시연까지 호흡을 맞춰 볼 시간이 10여분밖에 않되었다는것도 핑계거리..

안장위에 앉는 순간 그 말을 내 손안에 쏘-옥 집어 넣어서 내 껄로 만들어야 했는데,

10분밖에 않되니 뭐니 타령하는 것도 핑계일수밖에... 말조련사의 태도가 아니지...

 

엉망진창으로 시연을 마치고 나서 하마하고 나니

아... 나의 다리, 주먹 부조가 너무 강했구나... 저 말은 체중과 장단지로만 타야 되는 말이었구나...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하면 않될까? 라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기도 했지만...

 

 

 

지금 내가 주말마다 기승하러 다니는 승마클럽의 보유 마필은 10여마리,

그중 나에게 배정되는 마필은 4~5두에 불과하다..

그것도 클럽 회원들을 안전하게 운동시키기 위해 미리 운동을 시켜놓은 상태...

 

오늘 실기시험에 동원된 마필은 20여두...

나의 큰 착각은 그 말들에 기승하면서 사설승마장 클럽 회원들을 위한 말이었던 것으로 착각했었고..

 

나에게 주어진 준비운동 10분만에

그 말을 내 말로 만들어 나갈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 또 다른 착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 엉망!!!

 

보법과 보도가 빠른, 중간속보, 구보 과목에서는 보통 점수 정도 받았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평보, 보통속보 등에서는 굴욕적인 도형을 그렸던 하루였다.

 

그동안 많은 지도를 해주신 여러 교관님들께 부끄러움과 실망만을 남겼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