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결과가 5착 이내로 입상한 경주마는 경주 후에 도핑검사소에 들러 소변을 채취해야 합니다.
아래 사진은 시료채취실에 경주마를 넣어 두고 소변 채취를 시작하기 위해 사람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원래는 이렇게 생긴 간이 마굿간인데, 경주 후에 경주마는 기진맥진하여 소변도 잘 못 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넣어두고 조명을 꺼서 컴컴하게 만든 후에 휘파람 소리를 내면 말이 소변을 잘 본다고 합니다. TV에 이색 아르바이트로 자주 방영되는 말 오줌받는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장소입니다. 한 번은 사람이 직접 휘파람을 불지 않고 녹음된 휘파람 소리를 들려 줬더니 말은 반응하지 않고 소변을 절대 않보더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시료채취실 바깥에는 시료채취실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과거에, 아무리 해도 말이 오줌을 누지 않자 아르바이트 생이 자신의 소변을 받아내어 그걸로 도핑검사를 했더니 다량의 카페인이 검출된 사례가 있어서, 그 이후에 모니터를 설치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사실은 소변 채취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 감시 목적인 것 같습니다.
말이 소변을 잘 보지 않으면 가끔은 아래 사진처럼 물 바개스로 물을 먹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채취된 말 오줌은 2개의 플라스틱 병에 담겨져서 밀봉됩니다. 하나는 검사 시료용, 다른 하나는 증거 보관용입니다. 말의 소변은 사람의 소변보다 약간 껄쭉하고 점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이렇게 밀봉된 소변은 6자리의 시료번호만 붙혀진채 담당자의 서명을 받고 도핑검사소로 보내지기 때문에 도핑검사소에서는 마명, 조교사, 기수 이름은 전혀 모르는채 6자리 시료번호만으로 검사를 진행합니다. 아래 사진은 10월 20일 제1경주에서 1착과 3착을 한 말들의 시료채취부입니다.
경주 전에 채취한 혈액과 경주 후에 채취한 소변의 최종 종착지는 도핑검사소입니다.
한국마사회의 도핑검사소는 세계에서 몇 않되는 국제 공인 시험기관이라고 합니다.
여러가지 협회에서 발급한 인증서가 실험실 앞에 붙어 있더라구요~~
도핑검사소에는 서울경마장뿐 아니라 제주, 부산경마장의 경주마들의 시료도 택배로 올라와서 검사를 한다고 합니다.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샘플 시료들입니다...
검사실에 들어가는 순간, 마치 과학자의 실험실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과거 미국 경마장에서 말에게 흥분제와 같은 금지 약물을 투여하여 우승을 하려 하다가 경주가 끝난 후에도 말이 흥분상태가 가라앉지 않아서 말과 기수가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마의 안전과 공정성을 위해서 도핑검사를 꼭 한다고 합니다.
도핑검사소에서 근무하는 분입니다. 도핑 검사는 마치 컴퓨터 바이러스 검사 툴과 같이 해커가 신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후에 백신 툴이 나오듯이, 신종 금지약물이 발견되고 난 후에 그 금지 약물을 검출해내기 위한 검사방법도 개발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검사와 검사방법 개발을 위해 소요되는 장비만 40억, 인건비는 연간 15억이라고 합니다.
어디에 쓰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알록달록 예쁜 색상의 검사장비입니다.
모든 검사를 일일히 수작업으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가의 자동화 장비가 사용됩니다
검사장비에서 실시되는 검사결과는 컴퓨터로 정확히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도핑검사소에서는 도핑 검사외에 말 혈통 등록을 위한 유전자 감별도 한다고 합니다. 경주마는 승용마와 달리 인공수정을 통한 말은 경주마로 등록할 수가 없고, 혈통 관리를 위해 부마와 모마가 확실히 밝혀진 경우에만 경주마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의 갈기털과 같은 체모를 채취하여 친자 감별을 하는데, 여러가지 유전자 요소 중에 하나가 불일치 되면 그것은 돌연변이로
봐서 친자로 인정하고, 둘 이상이 불일치되면 친자가 아니다라고 감별하게 됩니다. 말이 월담을 하여 이름모를 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왔거나, 사람의 행정적인 오류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유전자 감별역시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게 되는데, 말뿐만 아니라 사람의 친자 감별도 가능하니까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우스개 농담으로 친절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도핑검사소 2층에서 내려다 본 방목장입니다. 이 곳에 있는 말들에게는 금지된 약물을 일부러 투여한 후에 새로운 검사 기법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말로써, 마루타 비슷하다는 조금 불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중에 제일 예쁘게 생긴 흰 백말이 한가로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건초를 먹고 있습니다
'말(馬)과 함께 > 경마(競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마 진행 과정 - 마권발매 및 배당률 집계 (0) | 2012.11.04 |
---|---|
경마 진행 과정 - 경마방송 (0) | 2012.11.04 |
경마 진행 과정 - 동물병원과 환마 진료 (0) | 2012.11.04 |
경마 진행 과정 - 재결 및 재결심의 (0) | 2012.11.04 |
경마 진행 과정 - 후검량 (0) | 2012.11.04 |